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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파스 vs 핫파스, 어떤걸 붙이지?... 증상에 따른 선택법은 ①
피로가 쌓이거나 운동 후 통증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처법 중 하나가 바로 '파스'다. 간편하게 붙일 수 있고, 약을 먹는 것보다 부담이 덜해 많은 이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파스 역시 '의약품'인 만큼, 증상에 맞는 제품을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봉 약사(한양대 겸임교수, 정다운약국)는 "파스는 의약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성분과 증상, 적용 부위에 맞춰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파스는 언제, 어떻게 붙이는 것이 효과적일까? 또, 쿨파스와 핫파스 중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까? 이상봉 약사와 함께 파스의 올바른 사용법과 선택 기준을 하나씩 짚어본다.
파스, 성분과 제형 다양해…올바른 이해 필요
파스는 성분과 제형이 다양하다. 이상봉 약사는 파스의 성분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반대자극제(counter-irritant) △생약·한방 성분 계열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한다.
nsaids 계열은 케토프로펜, 디클로페낙, 피록시캄 등이 대표적이며, 염증 유발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해 관절염이나 근육통 같은 염증성 통증에 효과적이다. 반대자극제는 멘톨, 캄파, 메틸살리실산 등이 포함되며, 피부에 냉감 또는 온감을 줘 통증 신호를 둔화시키는 원리로, 가벼운 타박상이나 근육통에 주로 쓰인다. 마지막으로 생약·한방 계열은 치자, 황백 등의 성분이 혈액순환을 촉진해 만성 통증이나 뻐근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상봉 약사는 "염증이 동반된 통증에는 nsaids 계열 파스를, 단순한 근육 뭉침에는 반대자극제 파스를 선택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증상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제형도 선택의 기준이 된다. 파스는 제형에 따라 습포제(카타플라스마)와 첩부제(플라스타)로 나뉜다. 습포제는 수분 함량이 높고 피부 자극이 적지만 접착력이 떨어지고, 첩부제는 얇고 접착력이 뛰어나 활동량이 많은 부위에 적합하다. 단, 민감한 피부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쿨파스 vs 핫파스, 어떻게 고를까?
파스를 고를 때 '쿨파스'와 '핫파스' 중 어떤 제품이 증상에 맞을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두 제품 모두 반대자극제 계열로, '관문 조절설(gate control theory of pain)'이 핵심 원리다. 이상봉 약사는 "파스의 시원하거나 따뜻한 자극이 통증 신호보다 먼저 뇌에 전달돼 통증의 관문을 차지하면, 뇌는 상대적으로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 제품 모두 물리적·감각적 자극을 통해 효과를 내지만, 작용 시점과 적용 증상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이상봉 약사는 "쿨파스와 핫파스는 통증이 발생한 시점과 증상의 양상에 따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두 파스의 차이점을 설명한 이상봉 약사는 각각의 작용 원리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쿨파스는 멘톨과 캄파 성분이 피부에 냉감을 주어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를 통해 염증 부위의 혈류가 줄어들며 부기와 염증 확산을 억제하고 급성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쉽게 말해, '얼음찜질'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보면 된다.
반면, 핫파스는 노닐산바닐릴아미드, 캡사이신 등의 성분이 피부에 따뜻한 자극을 주어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통증 유발 물질의 배출이 원활해지며 경직된 근육이 이완되어 통증이 완화된다. 이는 '온찜질'과 유사한 작용 원리다.
즉, 급성 염증성 통증에는 '쿨파스'를 만성적인 뻐근함에는 '핫파스'를 사용해야 한다. 갑자기 삐고 부었다면 쿨파스로 혈관을 수축시키고, 오래되고 뻐근한 통증에는 핫파스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식이다. 이상봉 약사는 거꾸로 사용하면 통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꼭 순서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
'이때'는 파스 즉시 제거해야
파스만 붙이면 벌겋게 올라온다거나 간지러워서 밤새 긁었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이때, 가장 흔하게 의심해 볼 수 있는 원인이 '접촉성 피부염'이다.
파스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자극성 접촉 피부염으로 핫파스에 포함된 캡사이신 성분처럼 성분 자체가 피부를 자극해 생기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특별한 알레르기 체질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두 번째는, 파스에 들어 있는 약물 성분이나 아교와 같은 접착제 등에 의해 특정한 개인이 면역 반응을 보이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할 수 있는 원인은 '밀폐로 인한 자극'이다. 파스를 오랜 시간 붙이고 있어 땀과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피부가 무르거나 모낭염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피부에 이상 반응이 생겼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건 즉시 파스를 떼어내는 것이다. 이상봉 약사는 "따갑거나 가려운 증상은 피부가 보내는 경고 신호"라며, 참고 붙이고 있지 말고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파스를 떼어낸 후에는 해당 부위를 미온수와 자극이 적은 비누로 씻은 뒤,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벼운 증상은 몇 시간 내 자연스럽게 가라앉지만, 물집이 생기거나 진물이 나고 붉은 기운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저농도의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